존경하는 대한피부항노화학회(KAAD)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9년부터 대한피부항노화학회 회장을 맡은 한광호입니다.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한피부항노학회 회원 여러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문구를 한번쯤은 들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1990년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지구로부터 64억km의 우주비행을 한 후 태양계에 이별을 고하기 전 카메라 를 지구방향으로 틀어 촬영한 사진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지구는 티끌보다 작은 보일 듯 말 듯한 점으로 촬영이 되었으며, 보이저 프로젝트의 담당자중 한 명이었던 칼 세이건은 이 사진을 보고 느 낀 감동을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었습니다. 우주에서 픽셀 하나보다 작은 점으 로 존재하는 지구를 표현한 이 사진은 인간의 자만에 대한 큰 경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가슴에 새기며 청운의 꿈을 안고 환자 진료에 매진하던 신출내기 의사의 의욕 과 패기는 장맛비에 사그라드는 모닥불처럼 사라진 지 오래이고, 부조리한 사회적 합의를 묵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멀미를 느끼는 몸과 마음을 힘들게 다독거리며, 진료에 임하는 것이 오늘날 대 한민국 피부과 전문의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라는 직함만 있으면 미용 시술을 하는 타과의사와 차별화가 되리라 굳건하게 믿었지 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용시술은 미용 클리닉에서, 피부 질환 진료는 피부과에서 해야 한 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그 동안 피부과 전문의라는 틀 안 에 갇혀 행동하지 않고 자만하고 안주해왔던 우리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생각합니다.
피부미용시술의 진화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신약과 새로운 장비들은 과거의 그것에 비해 한층 고차원적인 기전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피부 과 전문의라 할지라도 이 모두를 알 수는 없기에, 새로운 장비와 신약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입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 선생이 있다.” 라는 격언과 마찬가지로 피부과 전문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공부하고 습득하여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절실 하게 요구되는 지금입니다.
이에 이번 학술대회는 기초이론부터 진료실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술기까지 총 망라하며 충실하 게 준비가 되었습니다. 꽃 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피부과 전문의들이지만,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술기와 지식을 익히고, 서로 간의 지식을 교류하여 역량을 꾸준히 증진시킨다면, 창백한 푸 른 점에서 가늠할 수도 없이 작은 미미한 단체인 피부과 전문의가 창백한 푸른 점을 빛나는 푸른 점 으로 변모 시키는데 일조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8월 20일 학회장에서 뵙겠습니다.